진달래꽃
-김소월
나보기가 역겨워
가실 때에는
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
寧邊에
藥山진달래꽃
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
가시는 걸음걸음
놓인 그 꽃을
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
나보기가 역겨워
가실 때에는
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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분명히 지긋지긋하게 배웠던 시다.
제도권 교육 하에서 자유시, 서정시, 민요시 운운하면서 배웠던 이 시.
하지만 이 서사란, 이 정서는 어떤 것인가?
임을 떠나보내는 사람이 있다.
그이가 나를 역겨워(정말로 역겹겠는가?) 하여 가신다 하니 말없이 보내는 마음이 있다.
떠나는 그이에게 한 아름 따온 꽃을 뿌려 배웅하는 마음이 있다.
그이가 떠났다 해도 절대 눈물 보이지 않는 마음이 있다.
나는 이 깊이를 도저히 표현할 수가 없다.
단순히 수능 점수를 위한 공부로는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.
김소월, 윤동주, 이상 등의 옛 문인들의 깊이, 이 반짝임은 그렇게 알기 쉽고 가벼운 것이 아니다.
여기에는,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릴 듯 강인하지만 꽃잎 날리는 듯 가녀린 그런 애절함이 있다.
새삼 '작자' 미상님이 위대해 보이는 늦가을의 오후다.